한눈에 보는 답 · 요추 해부 허리뼈(요추)는 뼈 다섯 개와 그 사이의 디스크 다섯 개, 뒤쪽의 작은 관절들,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는 신경으로 이루어집니다. 허리가 왜 아픈지, 다리는 왜 저린지 이해하려면 이 구조부터 알면 훨씬 쉬워집니다.
1. 허리뼈 다섯 개와 디스크 다섯 개
허리에는 L1부터 L5까지 다섯 개의 척추뼈가 쌓여 있고, 뼈와 뼈 사이마다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추간판)가 있습니다. 맨 아래 L5 밑에는 엉치뼈(천골)가 있어 골반과 연결되고, 그 끝에 꼬리뼈가 붙어 있습니다. 옆에서 보면 허리는 배 쪽으로 완만하게 휜 곡선(전만)을 그리며, 이 곡선이 걸을 때의 충격을 스프링처럼 흡수합니다.
위아래 뼈 두 개와 그 사이의 디스크 하나를 합쳐 ‘운동분절’이라고 부릅니다. 척추가 움직이는 가장 작은 단위입니다. ‘L4–L5 디스크’라고 하면 4번과 5번 허리뼈 사이의 운동분절을 말합니다. 다섯 디스크의 높이를 합하면 약 5cm로 키의 일부를 이루고, 허리 디스크는 목이나 등보다 크지만 큰 하중을 받으며 많이 움직이기 때문에 다치기도 쉽습니다.
2. 허리뼈 하나를 위에서 보면
허리뼈 하나는 앞쪽의 둥근 ‘몸통’과 뒤쪽의 ‘고리(추궁)’로 나뉩니다. 몸통은 체중을 받치는 기둥이고, 고리는 척추경, 추궁판, 가시돌기, 가로돌기로 이루어져 근육과 인대가 붙는 자리가 됩니다. 몸통과 고리 사이의 빈 공간이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통로, 척추관입니다.
고리의 양옆 위아래에는 관절돌기가 있어 위아래 뼈가 맞물리며 작은 관절(후관절)을 만듭니다. 후관절은 허리가 지나치게 비틀리거나 앞으로 미끄러지지 않게 막아 디스크를 보호합니다. 척추관이 좁아지면 척추관협착증, 관절돌기 사이의 가는 부분이 끊어지면 척추분리증이 됩니다.
3. 신경이 빠져나가는 문, 추간공
위아래 허리뼈 사이의 옆쪽에는 신경이 빠져나가는 구멍(추간공)이 있습니다. 이 문은 네 벽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지붕은 위 뼈의 척추경, 바닥은 아래 뼈의 척추경, 앞벽은 디스크와 뼈 몸통의 뒤쪽 모서리, 뒷벽은 아래 뼈의 관절돌기입니다.
문 안에는 감각을 전하는 신경세포가 모인 신경절(DRG)이 있어, 이곳이 눌리면 통증과 저림에 특히 예민합니다. 디스크가 옆으로 튀어나오거나 후관절이 두꺼워져 이 문이 좁아진 상태를 ‘외측 협착’이라고 부릅니다.
4. 디스크는 물을 머금은 타이어
디스크는 세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가운데의 수핵은 물이 약 80%인 말랑한 젤리로, 타이어 속 공기처럼 압력을 고르게 나눕니다. 그 바깥을 10~20겹 이상의 섬유륜이 감싸는데, 겹마다 섬유 방향이 엇갈려 있어 비틀림에 강합니다. 위아래에는 약 1mm 두께의 연골판(종판)이 뚜껑처럼 덮여 있습니다.
건강한 디스크에서는 섬유륜과 종판이 수핵을 단단히 가두기 때문에, 수핵이 받는 압력이 새지 않고 아래 뼈로 고르게 전달됩니다. 섬유륜이 찢어지면 이 구조가 깨지고, 수핵이 밀려 나오는 것이 흔히 말하는 디스크 탈출입니다. 섬유륜은 뒤쪽이 상대적으로 약해 뒤나 옆뒤로 튀어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디스크에는 두 가지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첫째, 안쪽에는 혈관이 없습니다. 영양은 위아래 뼈의 모세혈관에서 종판을 거쳐 스며드는 방식으로만 받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움직이는 것이 디스크 건강에 중요하고, 나이가 들어 종판이 굳으면 퇴행이 빨라집니다. 둘째, 통증을 느끼는 신경은 섬유륜의 바깥 1/3에만 있고, 특히 뒤와 옆뒤에 많습니다. 수핵이 바깥 섬유륜까지 밀고 나와야 디스크 자체의 통증이 생기는 이유입니다.
5. 같은 디스크, 다른 신경
허리 신경은 신경 주머니(경막낭) 안에서 내려오다가 자기 번호의 뼈 아래에서 주머니를 빠져나와 추간공으로 나갑니다. 그래서 L4–L5 디스크 높이에는 이미 빠져나가는 L4 신경근과, 아직 주머니 안에서 아래로 지나가는 L5 신경근이 함께 있습니다.
디스크가 가장 흔한 방향인 뒤옆쪽으로 튀어나오면 지나가는 L5 신경근이 눌려 종아리 바깥과 발등, 엄지발가락이 저립니다. 바깥 옆쪽(추간공 쪽)으로 튀어나오면 나가는 L4 신경근이 눌려 허벅지 앞과 정강이 안쪽이 저립니다. S1 신경근은 다른 신경보다 일찍 주머니를 떠나 L5–S1 디스크 옆을 지나므로 특히 눌리기 쉽고, 종아리 뒤와 발바닥이 저립니다. 저린 자리가 어느 신경이 눌렸는지 알려 주는 중요한 단서가 되는 이유입니다.
6.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은 길이 다르다
흥미로운 점이 있습니다. 다리로 뻗치는 저림은 눌린 신경근을 따라 전해지지만, 디스크 자체에서 오는 허리 통증은 같은 높이의 신경으로 바로 가지 않고, 몸통의 자율신경 길을 따라 위쪽 허리 신경(주로 L2 높이)으로 돌아서 전해진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높이의 신경근을 마취하면 다리 통증은 줄지만 허리 통증은 그대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아래 허리 디스크의 통증이 허리 위쪽이나 엉덩이, 사타구니 쪽에서 막연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 경로는 아직 연구가 진행 중인 부분이지만, 아픈 자리와 원인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줍니다.
소생한의원 진료실에서는
소생한의원은 이런 구조를 바탕으로 어느 신경이, 어느 마디에서, 무엇 때문에 자극받는지를 진찰로 확인합니다. 저린 자리와 근력, 동작에 따른 통증 변화를 보고, 가져오신 MRI가 있으면 함께 보며 설명드립니다. 디스크를 비트는 교정은 하지 않으며, 바태추나의 원칙대로 굳은 마디는 부드럽게 풀고 헐거운 마디는 근육으로 잡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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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Bogduk N. Clinical and Radiological Anatomy of the Lumbar Spine. 5th ed. Elsevier; 2012.
- Nakamura S, et al. The afferent pathways of discogenic low-back pain: evaluation of L2 spinal nerve infiltration. J Bone Joint Surg Br. 1996;78(4):606–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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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수: 유호상 한의사 (소생한의원 원장 · 체형교정추나학회 교육이사 · 바태추나 마스터)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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